사진앨범

유화작품 촬영

샘물문화 2014. 10. 21. 09:18

Canon 5D Mark2 camera body, Canon EF 100mm Macro f2.8 usm Lens, F8 Av Mode with tripod, Custome whitebalance, ISO 100

 

  미술작품 촬영을 한다는 것은 일반촬영과는 또 다른 문제이다. 

  이미 답이 주어져 있기에 정답과 답을 최대한 가깝게 맞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미술작가와의 감각의 공유가 더 중요하다. 쉽게 말해 그만큼 쉽기도 하지만 정말 어려운 문제라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핫셀브라드 중형포맷 120 포지티브 촬영을 해왔기에 디지탈카메라로는 절대 그 감을 못맞추리라 생각에서 항상 아나로그 120만 생각했다.

 

  세상의 추세에 맞추어 디지탈로 미술작품을 촬영하기로 했다. 시간이나 비용면에서 엄청 절약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환경이다. 그러나 아무도 디지탈 촬영에 대해서는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무슨 비법이나 있는 것처럼..... 그러나 알고보면 아무 것도 없다. 그저 단순하다. 오히려 중형 필름카메라보다 더 간단하다.

  촬영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 기본적인 것만 간단하게 설명한다.

 

  1) 철저하게 화이트밸런스를 점검한다

  미술작품 촬영의 성패는 디지탈카메라의 화이트발란스를 잡느냐 못잡느냐는 문제이다. 필름카메라에는 그런 문제가 없지만 디지탈은 흰색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공간으로 인식해버린다. 따라서 흰색을 인식하지 못하기에 18% 그레이 색상을 흰색으로 인식하게끔 프로그램 되어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18%의 그레이(Grey)색을 화이트(White)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촬영의 핵심인 것이다.

  그래서 그레이카드를 반드시 사서 촬영대상면에서 화이트밸런스를 조정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커스텀화이트발란스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가지고 있는 카메라 설명서에 나와 있다. 없다면 카메라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우리가 보는 색감과 카메라가 보는 색감이 다르다. 그래서 화이트발란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을 놓치면 아무리 촬영해도 색감을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유는 시각적인 차이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디지탈 촬영면에는 노이즈(Noise)가 끼여 있다. 이것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여 원래의 색상대로 재현해 내는 것... 핵심은 화이트발란스 조정이다. 색온도니 뭐니 하는 것보다도 가장 먼저, 가장 깊게 알아야 할 문제인 것이다.

 

  2) 렌즈를 신중하게 선택한다

  카메라로 촬영한다는 것은 렌즈가 중요하다. 렌즈도 단렌즈(Prime Lens)로 선정하고 나아가 가급적 매크로렌즈(Macro)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가급적 Telephoto급 렌즈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광각을 사용할 경우 표준(50mm)을 포함해서 35mm도 사진을 촬영할 경우 작품이 클 경우 왜곡(distortion), 비네팅(Vignetting), 변형(deformation), 주변부 흐림(out-focusing)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왜곡현상을 매크로렌즈는 훌륭하게 잡아준다. 매크로렌즈도 가급적 망원급 매크로렌즈를 선정하면 거의 왜곡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접사기능으로만 알고 있는 매크로렌즈의 재발견이다.

  두번째 렌즈문제에서는 렌즈를 조이지 말라는 것이다. 보통 렌즈는 렌즈F값 5.6에서 센터의 포커스를 제일 잘 반영하고 주변부로 가면 F8에서 가장 표현력이 좋다는것이다. 그래서 조리개를 f11, f16, f22 등으로 조여서 사용하는 것은 이미지를 좋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미지상을 깨뜨린다는 것이다. 명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주변부(Edge)까지 잘 나오게 하려면 조리개를 f8로 하고 중심(Center)을 강조하려면 f5.6으로 촬영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포커싱에 따른 문제는 후보정으로도 절대 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 예외는 있다. 주변부와 중심부의 차이를 없앨려고 하면(화질저하를 감수하고) 더 조일 수도 있으나 이는 큰 작품에 한정된 경우이다.

 

 3) 작가와 함께 한다

  그림은 작가가 그렸지만 촬영은 또다른 작품의 탄생이다. 그래서 느낌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의 의도를 반영하고 색감에 따른 촬영이 중요한 것이다. JPG로 찍든 RAW로 찍든 중요한 것은 원판불변의 법칙이다. 처음 촬영할 때 잘못 촬영하면 아무리 보정을 하고 포토샵처리를 해도 잘못된 것을 교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오히려 재촬영하는 것이 더욱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한 작품을 수백장 찍었다고 해도 필요없는 것을 찍은 헛수고에 불과한 것이다. 문제는 작가와의 호흡을 통한 작품의 재현에 중점을 두어 촬영해야 한다.

 

 

  그리고 JPG파일로만 사용하면 끝인데 촬영을 인쇄로 사용할 경우 RGB파일을 CMYK파일로 변환시켜야 한다. 또한 RGB 색상도 카메라에 세팅되어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sRGB에서 어도비(Adobe)RGB로 세팅을 바꿔주는 것이 좋다. CMYK로 변환할 때에도 또한 색조정과 후보정이 따로 필요하다. 그래서 처음 촬영할 때 제대로 촬영되지 않으면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미술작품이, 원래의 미술작품과는 다른 사진작품이 인쇄되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Canon 5D Mark2 camera body, Canon EF 100mm Macro f2.8 usm Lens, F8 Av Mode with tripod, 30P(91.0×65.2cm)

 

  이와 같이 촬영해서 도록으로 완성.... 출판은 애플 매킨토시 전자출판 QuarkXpress 프로그램(Tiff 파일)을 사용

 

  4) 여러가지 참고할 사항을 점검한다

  위에서 언급된 사항 외에도 수많은 문제가 존재한다. ISO 문제, Shutter Speed 문제, 촬영모드 문제, 측광 문제, AF모드 문제, RGB(JPG) 문제, RAW파일처리 문제, 조명 문제, 후보정 문제, 유화작품의 상태  등등등.... 한가지라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은 분명하나 정해진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본인 스스로가 본인의 느낌을 가지도록 그러나 절대로 정답은 맞출 수 없는, 정답에 근접한 해법을 구해야 하는 것이 유화작품 사진작업이라 생각한다.

 

 

 

  5) 조명문제

  미술작품을 촬영할 때 조명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무슨 조명을 갖추어야 하는지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저는 조명을 사용한 적이 없다. 카메라 후레시는 물론 어떤 조명도 쓰지 않고 자연광만 이용한다. 특히나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촬영하지 10시 이전이나 오후 3시 이후에는 촬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색온도를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먼저 자연채광에서 하는 것이 좋은 이유는 노출의 허용폭이 너무나 넓다는 것이다. 직사광이 들어오지 않는 실내에서 조리개를 F8로 조이고 1/125초가 나오는 경우가 가장 좋은 해상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노출속도는 가급적 1/125 이하가 나오는 경우가 심도(DOF)나 해상도(MTF) 면에서 좋았던 것 같다. 이럴 경우 촬영대상면에 그레이카드를 대고 F8 AV모드로 중앙스팟측광하여 작품면 4개의 모서리에서 그 노출을 잰 다음 대상면을 조정하여 노출을 균등하게 맞추어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미술작품이 그라데이션(gradation)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미술작품이 그라데이션 되는 경우는 직사광선에 너무 바짝 붙어 촬영하거나 혹은 창문을 통해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는 경우 그라데이션이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하면 된다. 그러나 사광을 이용하면 인공조명을 사용할 경우보다 그런 경우는 아주 적다.

  그리고 보통 흰복사용지를 사용하여 화이트발란스를 잡는다고 하는데 이것은 그레이카드가 없을 경우 대용품이지 결코 권하고 싶지 않는 방법이다. 흰종이는 카메라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버벅되고 수동으로 강제촬영할 경우 노이즈가 많이 끼고 반사가 일어나는 경우 등 정확한 조정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국내에는 아직 없지만 13% 그레이카드를 만들어서 사용하거나 혹은 18% 그레이카드를 준비하여 조정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18% 그레이카드가 너무 과한 색감조정을 보인다는 이유로, 그리고 요즘 카메라들은 빛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이유로 13% 그레이카드까지 사용하고 있다. 13% 그레이카드는 간단히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HWP나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검정색 13% 아미망(필름점망: 불투명도Opacity 87%)을 깔아 인쇄출력하여 사용하면 된다. 18% 그레이카드가 그래도 좋은 이유는 노출보정을 통해 색감을 만들 수 있는 여유를 주기 때문에 특히나 작품에 있어서 사람들의 눈은 +노출보정보다는 -노출보정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한 STOP 낮춰주는 노출보정에 유리하기 때문에 18%가 아직도 대세인 것 같다.

  하얀복사용지냐? 13%냐? 18%냐는 색감에 의해, 촬영장의 노출에 의해 결정되어야 할 작가의 문제이자 감각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것이 정확하고 맞다고 할 수 없는 문제이다.

 

  6) 나의 경우

  자랑이지만, 얼마전에 한 대학의 미술관에 소장한 작품의 도록을 의뢰받아 촬영한 적이 있다. 작품이 고가일 뿐더러 도난이나 훼손의 위험이 있기에 도록을 만들어 홍보하고 원작은 항온항습이 되는 수장고에 보관하기 위해 촬영을 의뢰했다. 그래서 견적을 넣고 촬영을 맡았다. 촬영하는 모습을 본 관련된 다른 사람들이 비웃었다. 조명이 없이 어떻게 촬영하느냐고... 달랑 카메라만 가지고 촬영한다고 하자 그 대학의 관련 학과 교수들도 분명 촬영할 수 없는 사람이 촬영한다고 하는 거라고 비웃었다. 그런 입방아에 오르자 대학의 행정실장이 나를 불러 각서를 쓰라고 했다. 촬영현장에 온 학교의 이사장까지 나서서 우려를 표명했다. 만일 작품을 촬영하여 만족할만한 도록으로 만들지 못하면 책임을 지겠다는....... 참으로 참담했지만 고가의 촬영비를 받으니 그래도 참고 1달 동안 나의 기준선으로 잡아놓은 조건에 맞춰서 촬영했다.

  당시 카메라는 핫셀 포지티브 필름카메라와 f2.8 80mm렌즈, 캐논 5D에 f2.8 100mm Macro 렌즈만 달랑 들고 촬영에 나섰으니 그럴 수밖에.... 촬영한다고 거창하게 뭔가를 가지고 올 줄 알았는데 고작 카메라 두대만 달랑 손에 들고 나타나니 의심할 수밖에... 그러나 촬영하여 결과물을 전달했다. 난리가 났다. 어떻게 이렇게 나올 수가 있느냐면서.....엉망으로 나와야 하는데... 기대와는 다르니... 자기들도 안다. 자기들이 수장고에서 작품 한 점 내주고 촬영하고 나면 다시 넣고 내주고 했기에 다른 사람이 찍을 수도 없고, 다른 장비를 동원할 수도 없었다는 것을.... 결과물을 가지고 이사장 이하 행정실장, 관련학과 교수들이 모여서 평가를 한 모양이다. 

  결론은 만족한다는 것이었고 그 학교 이사장 명의의 커다란 이색적인 감사패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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