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살아가며

사는 것이 고행

샘물문화 2025. 9. 14. 17:31

집사람과 함께 무등산으로 산책을 나갔다. 참으로 불편한 일이 있었기에 서로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일요일날 버스를 타고 증심사에 올랐다. 증심사 오르는 길옆에 위치한 의자에서 쉬고 있었을 때, 우리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부부가 손을 잡고 오기에 '정말 좋아보입니다' 인사했더니 무언가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사는 것이 고행이네요' 하면서 말을 더이상 붙이기가 힘들게 대답하였다.

 

사는 것이 고행!!

 

그 말이 가슴에 와서 박혔다. 현재 우리가 처한 처지와 비슷한 말을 전혀 모른 부부를 통해 듣게 되다니.... 참으로 처량하게만 느껴졌다. 그 때가 2025년 5월 25일쯤이려나? 바로 전날 집사람이 위 반지고리암 진단을 확진받아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냥 무작정 나선 길이었기에 더욱 서러웠는지도 모른다. 이제까지 살아온 삶이 조그마한 암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참 사는 것이 고행이라는 말이 더욱 와 닿았는지도 모른다.

 

집사람이 예정에도 없는 갑자기 받은 건강진단에서 위암 진단을 받아 2025년 7월 3일 서울삼성병원에서 위절제수술을 받고 현재 정상을 회복하려고 노력중이지만 나이가 먹어버린 몸은 몸과 마음이 따로놀고 마음먹은대로 되질 않는다.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그냥 부평초처럼 떠있는 느낌만 들 뿐, 아직도 오늘 글을 쓰고 있는 2025년 9월 14일 일요일 오후 5시에 불현듯 생각나 자판이 가는대로 글을 쓰고 있다.

 

내나이 만 65살, 집사람 나이 60살에 겪는 최대의 고비이다. 극복하면 되지만 극복하지 못하면 그냥 그대로 무너지는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살덩이 때문에..... 암과는 별개이다. 이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쉽지만 않다. 이제까지 둘이서 해온 샘물출판이라는 업무를 이제는 서서히 접어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두렵게 하는지도 모른다.  건강하게 일할 수 있으면 좋은데 건강이 허락할 지가 문제다. 암 때문에 모든 일이 얽혀버렸다. 집사람이나 나나 몸무게가 5kg 이상 빠져버렸다. 나이와 함께 기력도 함께 쇠해지고 의욕도 줄어든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겉으로는 이겨내야지 하면서도..... 고행인 삶을 이겨내기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집사람은 육체적 암에 고통받고 있지만, 나는 정신적 암 즉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2023년 9월 4일부터 2년동안 약을 먹었다. 그리고 2025년 7월 15일 집사람의 암수술과 더불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 절박함에 내 스스로 완쾌를 선언하고 모든 약 복용을 중지했다. 그렇게도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던 정신적인 암- 우울증과 공황장애 그리고 RBD-을 집사람의 암 때문에 이겨낸 것이다. 물론 약 복용 중지시에 의사와 싸웠다. 먹어야 된다느니 안먹겠다느니 하면서 나는 내주장만 강하게 내세웠다. 언제까지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하느냐, 이제까지 먹었으면 됐지 얼마나 더 먹어야 되느냐? 이제는 끊어도 별 이상이 없지 않겠느냐 강력히 주장하니까 알아서 하라고 한다. 그리고 끊었다. RBD도 잦아들었다. 오늘까지 별 이상이 없다. 물론 금단현상도 있었지만 이를 악물며 참아냈다. 위절제수술후 몸이 허약해진 마누라 간호하느라 다른 생각할 틈도 없었다. 아무도 가르쳐주질 않았다. 어떻게 간호해야 되는지? 뭘 먹어야 되는지도 몰랐다. 인터넷과 ChatGPT에 물어서 요리도 하고 시장도 보고 또한 물건도 구매했다. 감사하게도 집사람도 빠르게 호전되어갔다. 9월 25일 서울삼성병원에 수술후 검진이 예정되어있다. 아무 일도 없겠지... 이대로 마무리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이제는 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 점심에 단 둘이 외식을 나갔다. 샤브샤브 집에서 맛있게 먹었다. 몇번 일반식당에 가기는 했지만 먹을만한 것이 없어 가지도 못하고 또한 먹을 것 때문(위절제로 부담)에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호전을 보이고 앞으로 외식도 가고 여행도 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그리고 100일이 지나면 외식도 하고 여행도 하자고 했다. 아마 그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거래처의 일도 차질없이 해냈다. 월간지와 격월간지도 아픈 몸을 이끌고 무사히 해냈다. 그러나 이제는 벅차고 어려운 일은 하지 못한다고 거절한다.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집사람도 나도 이제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되어버렸다. 

 

우왕좌왕 좌충우돌 천방지축 아무렇게나 글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다음에는 더 구체적인 항암투병일지와 공황장애 극복기를 써보려고 한다. 다음에 시간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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