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전남대 무등산권지질관광사업단장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지역경제활력 기대”
광주 무등산은 해마다 전국에서 많은 등산애호가들이 찾는 명산이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데다 풍경도 좋아 볼거리도 많다. 이런 무등산이 최근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았다. 단순히 등산의 대상을 넘어 세계적으로 보존의 가치가 있다는 반증이다. 무등산권 지질관광사업단장을 맡아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큰 역할을 한 허민 전남대학교 부총장을 만났다.
▲전남대학교 부총장을 맡고 계시는데 최근 전남대의 주요 현안을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대학은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집합체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전남대 가족의 마음을 잇고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대학은 요즘같이 대외적으로 매우 큰 시대의 변화 요구에도 잘 견딜 수 있고, 도리어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미래를 보장받은 대학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역의 정신적 리더로서의 역할은 물론입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구조조정, 정원감축에 따른 재정 압박, 4차산업시대에 부응한 정책 개발 및 학제 개편,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는 특화 대학으로서의 위상 재정립 등 헤쳐 나가야 할 숙제들이 산적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자부심으로 우뚝 선 당당한 전남대”가 되는 것이 이러한 난제를 풀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말 영국지질학회 명예회원으로 선정됐는데 의미와 소감은?
210년 전통의 지질학분야에서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영국지질학회로부터 명예회원(Honorary Fellow of the Society)으로 선정됨은 개인적으로 볼 때 대단한 영광입니다. 다음과 같은 수상 내용으로 의미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한국의 허민 교수는 지난 30여 년 동안 고생물학자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의 지구과학을 세계에 널리 알림과 동시에 우수한 논문을 꾸준히 발표해왔습니다. 또한, 대한지질학회장이자 공룡연구센터장으로서 남해안 공룡서식지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하는 계획을 주도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제37회 세계지질과학총회(2024년) 한국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라는 내용입니다.
▲공룡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한 계기와 주요 성과를 뽑는다면?
1990년 초 공룡발자국화석 발견을 단초로 1996년부터 해남 우항리에서 전국 최초로 공룡을 테마로 한 발굴 연구가 이뤄졌고, 이후 보성, 여수, 화순, 경남 고성 등 전국 10여 곳 이상에서 공룡, 익룡화석을 발굴해 이들이 박물관 및 테마파크로 조성되는데 역할을 했습니다. 아울러 이들 지역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시키는데 일조를 했습니다. 그러나 2007년부터 추진한 ‘한반도 백악기 공룡 해안 (Korea Cretaceous dinosaur Coast)’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본 등재가 아직까지 보류되고 있어 이 또한 하나의 평생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모든 일들이 잘 되기를 희망합니다.
▲무등산권 지질관광사업단장을 맡고 계시는데 최근 무등산권이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의미는?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추진하기 시작했던 2010년 당시에는 한국에서 지질공원을 정의하는 법규도 아직 제정 중이었을 만큼 낯선 단어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8년간 심도 있는 연구와 국제 심포지엄, 그리고 세계학회의 발표를 통해서 세계인들에게 무등산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많은 활동과 오랜 노력 끝에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가 됐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무등산이 세계인들에게 한걸음 더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됐으며 광주·전남 주민들에게 큰 자긍심을 부여함은 물론 광주라는 브랜드가 이제부터 세계인에게 각인되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통해 우수한 지질학적인 가치를 연구, 교육하고 보존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이는 단순한 지질공원이 아닌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이 강조되는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지역주민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무등산의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따른 기대 효과는 무엇일까요?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광주-전남(담양, 화순) 상생의 공동 프로젝트로서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등산권에서 더불어 살아가던 시·도민들에게 무등산권이 지니고 있는 혜택을 되돌려 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무등산권이 하나의 브랜드로 거듭나고 보다 폭넓은 유네스코 광고효과로 전 세계인들의 새로운 지질관광지로 나타나기를 기원합니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그 자체가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에 등재됐다는 이유만으로도 세계 명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무등산권 지질공원을 찾은 이들을 통해 아시아문화전당, 양림동 근대문화역사마을, 5·18 등 광주의 문화유산은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될 것입니다. 이울러 유네스코 등재는 광주의 모든 것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네스코 사업이 월드컵, 올림픽 개최보다 더 중요하고 실익이 크다고 봅니다. 월드컵, 올림픽은 일회성 행사이지만, 유네스코 사업은 지속가능하고 영원히 간다는 것입니다. 다만,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이 광주의 발전을 일구는 단초가 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와 지역민의 관심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 지질공원은 4년마다 재인증을 평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제를 뽑는다면?
세계지질공원 인증 때 유네스코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무등산의 세계에서 가장 넓은 광대한 주상절리와 화순 공룡발자국화석지 등을 아우르는 ‘무등산권’이라는 통합된 영역으로서의 세계지질공원이었습니다. 따라서 광주, 담양, 화순 세 개의 행정구역이 합쳐져 있는 만큼 융합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협력이 가장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연구를 통해 학문적 발전을 이룩해야 하고, 국제플레폼센터 및 무등산 정상부근까지 접근로 개설 등 무등산권 관리운영방안에 대해 애초 유네스코에 약속했던 내용을 지키는 것입니다. 아울러 유사한 세계지질공원들과의 협조체제를 통해 무등산을 세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 입니다.
▲무등산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한다면?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도심 속에 있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질명소와 비지질명소의 조화를 추구할 수 있는 좋은 장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권역들을 알맞게 경험할 수 있도록 ‘지오트레일’을 구축하면 컨셉에 따라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무등산권의 지오브랜드가 시작되게 됩니다.
그리고 지오트레일 내에 쉬어가는 공간인 ‘지오하우스’라는 거점시설과 먹으면서 즐기는 ‘지오 푸드’ 등 무등산권의 도시브랜드를 구축하면서 융합적 발전이 진행됩니다. 그 속에 지역주민들의 풍류와 멋을 녹여내어 무등산권의 다양한 콘텐츠를 구축하고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을 찾아오신 세계 관광객들과 어울리며 함께 즐기는 장소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이로써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통합지질관광 활성화 기반으로 조성돼 무등산권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더 나아가 국내 지오투어리즘 연계 네트워크까지 구축할 수 있는 광범위한 지역발전을 이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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