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의 대화

김봉길- (유)삼각FMC 회장

샘물문화 2014. 5. 21. 15:06


김봉길  (유)삼각FMC 회장


  “인재제일·투명 윤리경영이 성공 좌우”

  중소기업 중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내실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탄탄한 기술력과 노하우로 관련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높고, 복지여건이 좋아 직원들의 이직이 적은데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광주 평동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삼각FMC도 이 중 하나다. 기계 산업의 불모지에 가까운 광주에서 40여년간 한 우물만 파온 데다 내실을 갖췄다. 최근에는 전남대학교 용봉경영대상을 받았다. 산학협동인포 편집팀이 김봉길 삼각FMC회장을 만났다.


  ▲제13회 전남대학교 용봉경영자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소감은?

  먼저 저에게 이렇게 큰상을 주신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원과 수상자선정위원회의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기계 산업의 불모지에 가까운 광주에서 40년간 한우물만 파오는 동안, 격려의 말과 힘이 되어주신 고마운 분들도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만, 치열한 경쟁 속에 사업을 하다 보면 좋지 않은 비난도 받게 되고, 혼자서 외롭고 힘든 경우가 다반사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용봉경영자대상의 취지와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수상자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만큼 더 힘차고 성실하게 살겠습니다.


  ▲삼각FMC는 오랜 전통을 가진 국내 식품자동화기기 개발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삼각FMC는 어떤 회사인지요?

  삼각기계제작소는 제가 처음 창업했을 때의 사명이고 현재는 삼각FMC라는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각기계제작소 라는 이름이 뭔가 어색하면서도 친근한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군요. 삼각FMC는 처음에는 통조림을 자동으로 밀봉하는 기계를 만들어 국내 여러 식품업체에 판매하는 회사로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삼각기계제작소였지요. 그러다가 차츰 관련된 여러 가지 다른 기계들을 만들게 되었고 식품업계의 특성상 식품의 종류가 여러 가지라 캔에 포장되는 식품, 병 또는 페트병에 든 식품, 이후에 완성된 식품을 포장하는 기계 등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종류의 기계를 만들게 되었다가, 현재는 각종 식품관련 생산 공장의 전반적인 설계 디자인 컨설팅으로부터 실제로 생산 설비를 제작 및 설치하고 제품생산까지 시운전 해주는 국내에서는 최대 규모에 가까운 종합 식품기계 제작회사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국내의 식품회사들 중 수많은 대기업과 이름 있는 중견기업들이 저희 삼각FMC와 거래했거나 거래하고 있으며, 저희 회사제품을 포함한 국내 식품기계의 우수성이 잘 알려져 세계 1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김봉길 회장님은 40여 년간 오로지 제조업체만 운영해 오고 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요?

  젊은 시절 제가 아는 사업의 정의는 제조업이었습니다. 뭐 거창하게 파이낸스니 마케팅이니 하는 것은 뒷전이고 무엇인가를 생산해내야 사업인 것으로 알고 기계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제가 개발한 기계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고 그것으로 인하여 산업포장까지 받았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기계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정말 매일 매일 새로운 사업방식과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요. 물론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고 든든한 일터가 되어주는 많은 기업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부동산 투자를 비롯한 수많은 돈을 목표로 한 사업의 기회가 많았습니다만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그런 일들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이고 저에게 기쁨과 보람을 주지 못했기에 제조업에만 매달려 왔던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대부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제조업이야 말로 가족과 사회에 당당한 일, 조금 과장하자면 사나이대장부라면 도전해 볼 일이라고 믿습니다.


▲김 회장님은 투명경영 윤리경영 실천으로 남다른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투명·윤리경영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투명경영, 윤리경영이 뭔가 대단한 것 같고 심오한 것 같이 들립니다만 간단히 말하자면 뭐 별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기업이라는 게 물론 사람의 인생도 마찬가지이지만 먼저 스스로와 남에게 정직해야 하고 그 정직을 바탕으로 신뢰를 얻고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어떤 윤리적이고 당위적인 목표가 아니라 기업으로써 살아가기 위해서 해야 할 바른 길, 정도입니다. 이 정도를 벗어나서 한때는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업들을 많이 보았으나 결국에는 시간과 세상의 막중한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기업에 있어 투명함은 정직에서 나오고 윤리는 신뢰를 얻기 위해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정직하고 남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것이야 말로 개인과 기업이 추구해야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회사와 고객 간에 신뢰가 있어야 좋은 거래가 이루어지고 바람직한 관계가 성립될 것이며, 회사와 직원 간에 믿음이 있어야 공동의 목표가 생기고 공동의 가치추구가 가능할 것입니다. 정직이란 기업 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핵심요소로써 모든 거래, 모든 가치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투명경영, 윤리경영은 이러한 저의 생각을 실천해 나간 결과를 다른 분들이 좋게 보아주시고 좀 더 근사하게 표현해 주신 말 인 것 같습니다.


▲경영난을 호소하는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많습니다. 회장님이 생각하는 국내 중소기업의 문제점 및 대책이 있다면?

  국내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취약한 자금력, 판매부진, 인력조달의 어려움, 기술력 부족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스스로 그 해결과 개선을 이루어 낼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각박한 현실에 처한 기업이 많습니다. 이것은 대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회사들이나 독자 상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이나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정부에서 어떤 시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이와 같은 문제점들은 결코 쉽게 해결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중소기업들도 그 모든 문제의 해결책을 외부에만 의존하지 말고 내부에서 생기는 문제점들을 분석해서 개선점을 찾고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가는 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해결책은 스스로 문제를 잘 분석하고 대안을 설립하는 것뿐이고 외부에 큰 기대나 의지를 했다가는 오히려 키코 사태와 같이 큰 일이 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중소기업에게 무엇보다 두렵고 중요한 것이 판매부진인데 이에 대해 스스로 만든 한계를 뚫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가는 것이 그것을 조금씩이라도 해소해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김 회장님의 경영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한창 젊었을 때 영업차 제일제당(현 CJ)에 자주 갔었는데 사무실 벽에 故 이병철 회장 사진 좌우에 ‘산업보국(産業報國)’, ‘인재제일(人材第一)’이라는 액자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아, 사업을 열심히 해도 국가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거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을 다 실천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만 지금까지 늘 가슴속에 되새기며 살아왔습니다.

또 그 당시에는 ‘인재제일(人材第一)’이라는 말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 사업을 해오면서 사람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인재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면서까지 기업에 기여를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기업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듭니다. 나룻배에서부터 어떠한 첨단 선박과 우주선도 조정하는 사람이 훌륭하지 않다면 효용가치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각 회사마다 최고의 기술과 장비와 전략으로 성공을 위해 노력하지만, 그것은 모두 인재들의 손으로 그들을 통해서야만 이루어지고 실천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근래의 예를 들자면 애플과 삼성의 뛰어난 인재육성과 관리가 세계적인 성공의 기반이 되었던 것을 보면, 다시 한 번 ‘인재제일’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회사는 곧 사람이고 사람이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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