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의 대화

최동석- 광주광역시의사회장

샘물문화 2014. 5. 21. 15:05


최동석 광주광역시의사회장


  “양질의 의료환경 조성에 최선 다할터”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의료’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의료는 단순히 질병의 치료를 넘어 인간의 활동에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어 양질의 의료환경 개선과 영리병원 등 다양한 의제들이 곧 최대의 현안이 되곤 한다. 이에 산학협동인포 편집팀이 최동석 광주광역시의사회장을 만나 광주지역 의료환경의 특성 등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광주광역시의사회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광주광역시의사회는 올해로 창립 74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서울시의사회’ 창립을 시발점으로 전국 16개 광역시 도 의사회가 생겨났고, 광주는 서울시의사회 다음으로 생긴 역사가 오래된 단체입니다. 단체의 전신은 초대 회장인 김흥열 선생이 1920년 광주 자혜의원에서 의무관으로 재직하다가 1925년 중앙의원을 개원하고 이를 필두로 1940년 5월 10일 광주시의사회를 창립했습니다. 현재는 산하에 동·서·남·북·광산구의사회와 특별분회로 전대병원, 조대병원, 광주기독병원의사회 등 8개구(분)회 의사회를 두고 있으며, 구의사회의 밑에 기본조직인 77개 반회를 두어 회무의 유기적 연락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2014년 1월 현재 광주광역시의사회 소속회원은 2,700여 명입니다.


  ▲광주지역 의료환경의 특성은 무엇입니까?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2012 전국회원실태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의사의 94.2%가 도시지역에 분포하며 그중 59.9%가 대도시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인구 10만명 당 의사 수는 210명으로 1980년에 54명이었으니까 현재까지 의사 증가율은 375%인 반면 인구증가율은 22.8%에 그쳐 의사가 과잉 배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광주의 인구증가율은 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의사 1인당 인구수를 보면 467명으로 충남 917명, 인천 909명, 경기 890명, 경북 881명, 경남 810명, 울산 789명, 충북 760명, 전남 754명, 강원 689명, 제주 620명, 부산 530명으로 의사1인당 인구수가 가장 적어 상대적으로 의사인력이 많은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원격의료진료와 영리병원 문제 등을 놓고 광주광역시의사회를 비롯해 전국 의사회와 정부간 견해가 큽니다. 최 회장님이 생각하는 현안의 문제점 및 대책은?

  정부는 원격의료가 필요한 이유로 의료접근성 향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원격의료를 실시하고 있는 캐나다, 호주 등에 비해 임상의사의 밀도가 약 100배로 높고, OECD국가 중 국민들의 외래 방문율 1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접근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거동이 어려운 노인, 장애인이나 도서 벽지 주민들의 의료접근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원격의료는 환자와 의사가 원격의료 장비를 통해 진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노인, 장애인이나 도서 벽지 주민들이 장비를 구입하고 사용법을 교육하고 익히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고 스마트폰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처럼 쉽지 않은 일이며, 의료사고의 위험성 또한 높습니다.

만약 법이 시행되어 원격의료를 통해 처방전을 발행하였다면 약의 조제는 어떻게 할 것이며, 의사를 만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이 약을 조제하기 위해 약국을 방문해야 한다는 것도 모순입니다. 또 병의원 수보다 약국수가 훨씬 적어 접근성이 떨어지므로 원격의료를 한다고 해도 약국방문이 더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은 환자가 병원과 약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나 방문간호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환자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결국 의사 환자간의 원격진료를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일자리 창출 등 정책적인 판단이 아니라 국민 보건을 고려하는 의학적 판단이 우선되어야 하며, 정부 단독의 입법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전문가인 의사와 긴밀한 협의 후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입니다.

영리병원 문제 또한 건강보험 저수가 정책으로 인한 의료법인의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의료법인 자회사를 허용하도록 입법을 추진 중인데, 이것은 병원경영손실의 원인인 저수가는 그대로 두고 편법을 권유하는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또한 많은 시민단체나 야당이 의심하는 대로 의료 민영화의 전단계라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고요. 만약 정부가 추진하는 영리병원이 알려진 대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형태라면 공공의료의 확립, 건강보험수가 현실화, 의료전달체계의 확립, 의료법의 보완 등 반드시 필요한 선결과제들을 미리 해결하지 않는다면 영리병원의 추진은 국가적인 재앙이 될 것입니다.


  ▲KTX가 개통되면 서울과 광주간 교통편의가 확충돼 지역의료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금년에 광주와 서울을 내달릴 KTX 호남선이 완공되면 운행시간이 1시간 33분으로 단축돼 광주와 서울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들어서는 만큼 우리 지역사회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광주시에서도 대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KTX 호남선 개통 대비 전략수립 시민협의체’를 출범시킨 가운데 우리지역 의료계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도 중증질환의 경우 서울로 이동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질환의 경중에 관계없이 더욱 가속화 되어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의원의 경영난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향후 대책으로 질환별 특성에 맞는 전문병원 운영으로 역외 유출을 최소화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광주 전남지역은 농어촌의 고령인구가 많으므로 노인성 질환을 위한 퇴행성 관절 전문병원과 어린이 희귀질환을 위한 어린이 전문병원 운영 등 각 질환별로 전문화하여 서울로 가지 않고도 우리지역에서 최고의 의료시술을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광주광역시의사회가 불우이웃 등을 대상으로 나눔문화 실천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의의와 실적을 소개한다면?

  우리 광주시의사회는 소통과 화합으로 따뜻하고 강한 의사회를 만들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과 봉사를 적극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본회 신년 인사회에서 경로당에 8천만원 상당의 비타민을 광주시를 통해 전달했으며, 불우이웃돕기 성금 6천만원을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광주새날학교, 광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전달하는 등 총 1억 4천만원을 기부한 바 있습니다.

특히, 뜻 깊었던 사업은 지난해 광주시의회에서 ‘5.18정신 국제화 실천활동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광주지역 다문화 가정 지원단체인 사단법인 희망나무와 광주지역 의약 5단체가 주축이 되어 광주진료소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조례안을 토대로 광주시의 지원과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광주진료소’ 설립을 추진에 나서 1호 진료소를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의 ‘캄퐁 스퓨’에 건립을 추진해 12월 20일 준공을 마쳤습니다. 캄보디아 ‘캄퐁 스퓨’를 택한 이유는 우리나라도 6.25를 겪었지만 캄보디아 역시 식민지배, 내전, 분단의 아픔 등 그 어떤 나라보다 힘든 현대사를 거쳐 왔기 때문에 광주 5월 정신을 발휘하여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자는 취지로 선택했습니다. 금년부터 현지인 의사 1명과 간호사 1명이 상주하여 진료를 하게 되며, 광주광역시 의약 5단체가 앞으로 순회 방문진료 및 수술과 의료교육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지역의료계 및 지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광주시의사회는 시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받는 의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 의사협회에서 대정부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저지뿐만이 아니라 36년 동안이나 지속된 저부담, 저수가, 저보장의 잘못된 건강보험제도를 바꾸어 양질의 의료환경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이번 기회에 잘못된 의료제도를 반드시 개선해 시민의 건강권과 의사의 진료권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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