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업체탐방

가매항

샘물문화 2014. 10. 14. 08:31


가매항

김희욱 가매항 대표/조리장


  가매항, 요식업의 100년 선두주자로 으뜸 요리

  가매항은 광산구 쌍암동, 첨단지구 상가지구에 있는 일식요리 전문점이다. 생선회와 초밥, 그리고 보리굴비가 일품이다. 광주시가 지정한 모범음식점이어서 맛이나 시설, 서비스 등에 있어 꽤 믿을 만하다.

어떤 고객은 보리굴비 정식을 먹으러 이곳을 가끔 찾는다고 했다. 어디든 정식 요리는 저녁이면 다소 비싼 편, 그러나 점심은 특선요리로 훨씬 저렴하다. 식당들마다 점심 손님을 상대로 한 경쟁 때문에 ‘특선’이 유행이다.

  기본 메뉴는 우선 삶은 완두콩이랑 우렁 등 간단히 요기하고 있으면 오징어랑 새우를 볶은 철판구이도 나온다. 롤도 한입씩 맛볼 수 있게 나와 미각을 더해준다. 그리고 생선회가 생각보다 푸짐하게 나온다. 마치 생선회를 시킨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또한 회는 정말 신선하고 또 두껍게 썰어져서 식감이 좋다.


  보리굴비정식 시켰더니 회정식?

  보리굴비정식을 먹으러 왔다가 회도 맛볼 수 있고 튀김이랑 생선구이도 바로 막 튀기거나 구운 것들이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술안주가 계속 나오다가 마지막으로 시원한 녹차물과 보리굴비가 나온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들어가 보면 넓은 홀이 있고 별채에는 방도 있어 손님을 접대하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첨단지구의 관공서는 물론이고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체들에게 단골이 꽤 많다. 인터뷰하러 간 날도 손님맞이에 정신이 없었다.

  가매항 김희욱 대표(40)는 이곳에서 영업을 시작한 지 8년 됐다고 한다. 개업 당시에는 식당 주변이 가로등도 없던 허허벌판이었고 겨우 대형마트 하나 있었던 정도였다. 30대 초반의 젊은 김 대표는 지난 2006년 이곳에 터를 잡고 실내면적 80평 규모에 24개 테이블로 고객을 기다렸다.

  하나 둘씩 찾기 시작하던 고객들이 단골고객이 되고 첨단지구뿐만 아니라 시청과 시내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까지 생겼다. 서글서글한 얼굴 생김새에 진솔한 말투가 이야기를 나눠본 고객이라면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그렇게 벌써 8년이 지났다.

  김 대표는 자신도 요리사가 될 것이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추천을 받았다. 그는 ‘내가 선생님에게 요리사처럼 보였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앞으로 유망한 직업 중 하나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져 부모님께 말했다. 당연히 아버지는 극구 반대를 했다.

그러나 특별하게 좋아하는 분야도 없었고 고향인 완도에서 늘 봐왔던 게 생선이라 그게 적성이 맞을 것 같다는 본능적인 반응을 했다. 그리고 호텔에서 요리장이 되어 일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순천대학교 조리과학과에 원서를 냈다. 덜커덩 합격을 하고 대학에 다니기 시작했다.


  10년간 다시 공부한다며 젊음 투자해

  식품영양학부터 한식과 양식, 일식 등 다양한 요리 과정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너무 어려워서 쉽게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대학을 다닌 동안 흥미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간다는 군대를 다녀온 이후 생각이 달라졌다.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면서 빨리 내 꿈을 펼치는 게 좋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는 10년만 죽었다고 생각하고 일하기로 결심했다. 조리학과 출신 가운데 대부분 다른 직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요리업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불과 5% 내외일 것이라고 한다. 당시에는 그랬다. 요즘에는 조리학과 출신들도 외국 진출을 하고 국내에서도 제법 큰 호텔이나 요리 전문점으로 가는 경우가 늘었다.

  사실 김 대표의 아버지도 완도 보길도에서 전복 양식업을 하고 계셨다. 평생을 섬에서 살아온 아버지가 그에게 전해준 DNA는 끈기였다. 제주에 있던 호텔 그린빌라를 거쳐 광주 무등파크와 프린스호텔 그리고 농성동의 가매일식에서 근무했다.

  1999년 말께 무등파크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호텔마저 경영이 어려운 상태에서 많은 직원들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결국 부도가 났다. 아버지는 김 대표에게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그곳에서 버티라고 했다. 용돈도 안되는 월급을 받고 있자 아버지가 오히려 지원해주었다. 그리고는 “학원이나 학교를 다시 다닌다고 생각해라”라는 말씀을 들었다.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김 대표는 자신의 천직이라 생각하고 평생의 업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광주에 왔을 때는 식사담당 행사 요리사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다. 무척 뿌듯했다.

  학교 동기 중에는 제조업에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제법 승진한 이도 있지만 그들이 부럽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정년이 있지만 나에겐 정년이 없고 다양한 고객들을 친구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을 만날 기회를 갖는다는 게 그에게는 행복 가운데 하나였다.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자긍심 가져

  김 대표는 스스로 주방에서 일하며 고객을 맞는다. 9명의 종업원들이 고객서비스에 응대하지만 단골고객들은 그를 찾기 때문에 주방과 홀을 오거니 가거니 해야 했다. 종업원들도 개인적인 능력 차이가 있고 만족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제대로 평가하고 불만을 들어주며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대체로 식당업은 이직률이 많은 직업이다. 그러나 부주방장은 개업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일을 했고 이제는 그도 다음 달이면 독립하여 개업한다. 이런 점이 그에게는 긍지를 갖게 해주었다. 김 대표의 뛰어난 직업관이 종업원들과 오랫동안 함께 호흡하며 버텨온 길이었다.

  계절적으로 여름에는 어려운 장사인데다 한 번씩 바이러스 바람이 불면 찬바람이 객장 안으로 쌩쌩 분다. 그렇다고 종업원을 해고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매출도 들쑥날쑥 했다. 요즘은 다소 안정적으로 고객이 찾아와 주어서 정말 고객들이 고맙다.

  이렇게 성장한 것은 결국 고객들 덕분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선호하는 요리와 메뉴에 신경을 썼다. 모두의 입맛을 맞출 수는 없어도 가매항이 갖고 있는 재료의 범위에서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 메뉴를 개발했다. 어린이 고객도 중요하다. 어린이용 특별메뉴도 만들어뒀다.

  김 대표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내내 느꼈던 것은 그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이었다. 그는 스스로 직업에 자긍심을 가졌다. 겸손한 자세로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했다. 그동안 고객들과 소통하며 지내온 연륜도 있고 천성이 그러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는 순천대 대학원 조리과학과 석사과정도 마쳤다. 광주 일식조리사협회 홍보이사도 맡고 있다. 그는 요리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그의 직업관은 신선함과 행복이 있는 요식업의 100년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예약전화: 062-973-6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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