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염주수영장에서 접영 사진
수영을 한 해도 안빼고 2000년부터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까지 쭉 했다. 2015년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문에 동안 다니던 수영장이 경기장으로 사용하게 되어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어쩔 수 없이 수영을 쉬어야만 했다. 그 뒤로는 지금까지 수영장에 한 번도 안갔다.
15년 동안 거의 안빠지고 수영장에 다녔다. 근 10년동안은 새벽반에 다녔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새벽 5시30분에 수영장에 가서 6시부터 7시까지 수영하고 출근했다. 아침에 운동하고 정신없이 출근하기를 10년 동안 하다가 아이들이 고등학교 3학년을 모두 졸업하자 수영시간을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하는 오후반으로 바꿔서 다녔다.
아침에 수영을 힘차게 스퍼팅 하면 점심시간 무렵에는 고단하고 피곤해서 잠이 온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다고 설렁설렁할 수도 없고 또한 운동이 되려면 말그대로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아침반의 특성상 스퍼팅을 해댔다. 그런 재미에 빠져 도저히 수영을 빠질 수가 없었다. 또한 수영을 빠지면 다른 사람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몸이 고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아침수영을 가려고 노력하였고 그 결과 몸이 아파도 또한 감기기가 있어도 왠만하면 참고 나갔다.
문제는 환절기였다. 환절기만 되면 비염을 달고 살았다. 정말 고통스럽다. 얼른 낫지도 않고 주사를 맞고 약을 먹고 해도 환절기 한 20일은 비염으로 고생해야만 했다. 젊은 사람들 수영 따라가기가 버겁지만 환절기만 되면 정말 고통스러웠다. 이를 악물고 비염을 달고 수영을 했다. 또한 의사도 수영하지 말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코가 건조하지 않도록 촉촉하게 증기를 쐐라고 하여 수영이 좋은 줄로만 알았다. 문제는 비염이지 수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수영하는 내내 비염을 달고 살았다. 수영이 비염에 안좋다는 것을 생각치도 못하고 아니 생각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수영장에 다녔다.
그러던 2015년... 비염이 악화되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10여년을 내내 다니던 이비인후과에 가서 코내시경을 받으니 비염증상이 악화되어 축농증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축농증으로 악화되면 위험하니 잠시 수영을 쉬라고 하였다. 마침 수영장이 2015년 유니버시아드 대회 수영장으로 이용되면서 수영장이 쉬는 틈을 타 치료하기로 하고 수영장이 문 닫을 때까지 쭉 다녔다.
그리고 수영장이 문을 닫자 다른 수영장으로 가자고들 했으나 나는 비염을 고칠 겸 해서 수영을 끊고 대신 달리기를 했다. 동안 수영을 해온 관록이 있어 달리기도 그렇게 어렵지 않게 입문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힘들었으나 근 30여일만에 10km를 돌파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주 5일을 어찌 되었건 5km 이상 10km를 달리려고 노력하였다. 그렇게 한 2달이 되었을까? 축농증 증상도 굉장히 좋아지면서 거의 완화되었다. 그래서 다니던 병원에 갔더니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찌된 이유인 지는 나도 모른다. 거의 매일 달리기를 쭉 했더니 비염기와 축농증기가 완전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수영하던 거의 15년내내 몸에 달고 살았던 비염, 환절기만 되면 정말 고통스러운 기억을 가져다 준 비염, 항상 비염약과 주사를 맞고서 수영장에 다녀야했던 기억들이 스쳐지나가면서 왜 멍청하게 수영을 그만 둘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원망도 해보았다. 이렇게 좋아지는 걸.... 수영을 끊고 2개월이 지나고부터 2017년인 지금까지 단 한번도 비염으로 약을 먹는다든지, 병원에 갔다든지, 감기에 걸렸다든지 하는 증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 덕분에 수영을 강제로 끊게 되고 달리기를 시작하여 2017년 4월 15일 현재까지도 거의 매일 10km 정도를 달린다. 추운 겨울에는 헬스클럽에서 런닝머신(트레드밀)을 하루에 3,000원씩 주고 타고... 날이 좋으면 광주 월드컵보조경기장 국제규격 400m 육상트랙을 25바퀴(10km)를 돌려고 노력한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 날마다 10km를 돌아도 아무렇지도 않다. 오히려 며칠 쉬면 몸이 근질근질하고 이상하여 밤중에라도 나가서 혼자서 운동장을 돈다.
그 뒤로는 아직까지 감기 한 번 걸려본 적도 없고, 비염으로 병원에 가 본 적도 없다. 수영이 비염의 원인이었을까 나도 모르지만 암튼 그렇게나 나를 괴롭혔던 비염에서 해방된 기쁨으로 인하여 당시 15년동안 수영반에서 같이 수영하던 사람들이 수영장에 나오라고 해도 아직까지는 수영장에 다시 갈 생각은 전혀 없다. 이렇게나 달리기가 좋은 것을...... 달리기가 바탕이 되자 산에를 가든 자전거를 타든.... 아직 수영을 해보진 않았지만 장거리 지구력 하나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물론 나이를 고려하여....
건강하게 살자는 것이 운동의 기본 철학이다. 물론 돈벌이로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의 생명활동의 기본이자 나아가 삶을 영위하는 바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운동도 자신의 몸과 건강상태에 맞추어 자기와 잘 맞는 운동을 택해 꾸준히 해나간다면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2019년 1월 21일 수영장에 다시 나갈려고 하니
수영장이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준비관계로 9월까지 휴관한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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