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가든 김태규 회장
주소: 광주광역시 남구 압촌길 54-5(압촌동) ●전화 062-371-9345
정직한 먹거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전통 장류와 발효식품으로 농민과 도시인의 ‘동반자’
정직한 먹거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먹거리는 정직해야 합니다. 먹거리를 100% 정직하게 공급해도 소비자의 신뢰도를 100%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100% 이상 정직하도록 하는 일만이 최선일 것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연신 보이차를 따라 주는 김태규 회장의 뒷벽면을 큼지막하게 채운 ‘茶’라는 붓글씨가 사람을 압도하는 듯 했다. 차에 푹 빠져 산다는 김 회장은 좋은 차만 있으면 국내는 물론 세계 어디든 찾아갈 정도라고 한다.
어떤 차가 좋은 차인가라는 질문에 김 회장은 “좋은 차는 10번 이상을 우려내도 같은 맛을 내는 차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물론 차를 내는 물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시에서 좋은 물을 길어오기 쉽지 않으므로 생수가 차맛을 내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도 덧붙였다.
김 회장이 하는 일은 여러 가지이다. 우리 일행이 찾아간 곳은 광주시 남구 압촌동 구석진 곳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공간이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 순절한 고경명 장군과 그 가족들의 충효열을 기리는 고씨삼강문이 있는 지역이다.
그곳에 구산가든이라는 식당이 있다. 처음 내비게이션을 찾아 길을 따라갈 때는 이런 곳에 무슨 식당이 있으려나 했지만 도착해서 펼쳐진 광경은 전혀 딴판이었다.
3층 건물에 수석으로 조경을 했고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대나무 숲이 건물을 둘러싸는 듯 했다.
식당 통해 사람과 어울리는 관계 넓혀
‘구산(丘山)’은 오래 전에 우연히 만난 한 스님이 작명해준 김 회장의 호이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생활을 지향하는 ‘작은 언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구산가든은 전체 부지 8천925평방미터에 건축 면적 1천785평방미터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이다. 1층 식당은 240명의 대규모 손님을 맞이할 수 있다. 또한 11개의 방이 있는데 8명부터 30명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구산가든은 한우샤브샤브와 항암 효과가 뛰어난 자연산 송이 등 11가지 종류의 버섯을 넣은 버섯전골과 직접 빚은 만두전골을 판매하고 있다. 육수도 김 회장이 직접 만든 재래식 된장과 간장을 넣고 130여 가지의 각종 약초와 신선한 채소를 활용한 발효액을 넣어 만든 친환경 웰빙 건강식이다.
대부분 그릇은 놋쇠그릇을 사용한다. 샤브샤브를 끓이는 전골냄비도 놋쇠로 만들었다. 열전도율이 높고 오랫동안 따뜻한 맛을 간직하는가 하면 구리가 주성분인 놋쇠는 독성물질에 대해 살균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저까지도 놋쇠인 것은 당연했다.
요즘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도 구리의 화학작용이 코로나의 인지질 외막과 단백질 막, 핵단백질에 손상을 준다는 보고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게 만들었다. 더욱이 식당은 손님간의 감염을 막는다는 취지로 식탁 단위로 한 식탁씩 떨어져 앉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지하 1층은 두부와 청국장, 낫토를 만드는 공장과 수백개의 약초별 발효액과 수십년 된 벌꿀을 보관하고 있는 황토 저장고가 있다. 적절한 저온 보존효과를 갖도록 하기 위해 황토벽을 두 뼘 정도 되게 했다는 사실부터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구산발효협동조합도 운영하고 있는 김 회장은 전통장류와 발효식품으로 건강한 삶을 전파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 김 회장이 개발한 된장은 공기 좋은 깊은 산속에서 나온 깨끗한 물과 5년 이상 간수를 뺀 소금을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만든다.
구수한 맛을 살리기 위해 100% 국내산 콩을 가마솥에서 오랜 시간 삶아 수작업으로 메주 형태를 만들어 항아리에서 자연숙성한 제품이다. 압촌동 지역 농업인들과 함께 전통장류를 향토산업으로 키워 농업인들에게는 소득증가를, 도시인들에게는 맛좋고 건강한 장류 제품을 제공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좋은 물과 발효 전통식품 ‘건강 비법’
2층에는 ‘카페 핀포레’가 있다. 핀포레는 프랑스 말로 ‘소나무 숲’이라는 의미이다. 건물을 둘러싼 소나무와 대나무 숲이 있고 앞에는 연못이 있어 도심 속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경관이다. 수제로 만든 모과·유자 등 전통차를 비롯해 커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 곳에는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작품과 정희창 작가 등 예술 작가들의 작품 20여 개가 전시돼 있다.
김 회장의 사무실로 들어서면 그곳은 작은 개인박물관을 보는 듯했다.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희귀한 고미술품과 전통다구, 각 나라의 오래된 전통미술품 등이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다. 1,200년 된 물푸레나무 뿌리로 만든 차 탁자를 비롯하여 500년 된 차 주전자, 300년 된 다완 등 이곳에서 100년은 ‘명함’내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조경회사와 구산수목원을 설립했던 사업가이기도 한 김 회장은 부를 일구거나 사업을 키우는 것이 그의 삶의 철학과 목표는 아니었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연 속에서 사람들과 가깝게 하고 함께 어울려 지내는 것을 즐겨하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인간은 좋은 물과 전통적인 발효음식이 건강을 지키게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2017년 구산발효협동조합을 설립하고 2018년에는 광주광역시 남구와 정식위탁계약을 맺고 광주콩종합센터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전통 장류 만들기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김 회장은 “매년 장 담그는 날 행사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전통 장류의 중요성을 알렸다”면서 “값비싼 약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먹기보다는 우리의 전통 발효식품인 된장과 간장에 건강의 출발점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건강 비법 하나를 소개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생수를 뜨겁게 덥혀서 입안을 먼저 헹구고 두 컵 분량의 물을 천천히 마시라는 귀띔이었다. 6개월 정도만 장복하면 아침마다 약을 한 줌씩 먹는 50~60대는 새로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인서 본원 편집위원
오월그날 현재 <교보문고>와 <Yes24>, <알라딘>에서 구입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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