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웅 전라남도교육감
‘책임교육·수업혁신으로 미래도약 발판’
전남은 교육측면에서는 불리한 요소가 많다. 전형적인 농산어촌에 인구도 급격하게 줄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는 학습격차를 부추긴다.
경제력의 바로미터인 1인당 개인소득도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이러한 여건에서도 2년여 전 취임한 장석웅 교육감은 책임교육과 수업혁신을 통한 지속가능한
미래교육에 주력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업무수행평가에서는 20개월 연속 1위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오랜 학교현장에서 터득한 내공과 따뜻한 카리스마로 전남교육을 선도하고 있는 장 교육감을 만났다.
▲지난 2020년을 보낸 소회와 평가를 한다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며 교육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 새로운 변화가 몰아쳤다. 전남교육은 이런 상황 속에서 ‘아이들의 교육과 안전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원격수업과 생활지도, 방역, 돌봄의 무거운 짐을 지고 ‘우환질고(憂患疾苦)’의 긴 터널을 지나왔다.
다행스럽게도 교직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왔다. 우려했던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은 큰 차질 없이 이뤄졌고 촘촘하고 신속한 방역체계를 가동해 학생과 교직원의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고 큰 교훈도 얻었다. 변방에 위치한 우리 전남교육이 역동성과 자율성을 잘 살린다면 오히려 미래교육에 더 유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혁신을 넘어 미래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아쉬운 점도 있다. 지난해부터 그동안 준비했던 사업을 본격 추진하려고 했는데 뜻하지 않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차질이 빚어져 대단히 아쉽다. 특히, 잦은 등교제한과 원격수업 반복으로 학습 결손, 학력 격차가 초래된 점은 가장 큰 숙제로 우리 앞에 다가섰다.
▲2021년 올해 주요 시책을 소개한다면?
올해는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며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교육을 향해 성큼 나아가야 한다. 아이들이 더울 즐겁게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람 중심 교육’을 실현해 공정성과 포용성을 높이겠다.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시스템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미래교육 원년을 만들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초학력 책임교육’, ‘미래를 준비하는 수업혁신’, ‘지속 가능한 미래학교 육성’, ‘조직문화 및 행정 혁신’ 등 4대 역점과제를 중점 추진하겠다.
우선 코로나19 상황에서 나타난 학습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기초학력 책임교육’을 강화하겠다. 초등 저학년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전담교사제 운영을 더욱 내실화하고, 지난해 구축한 ‘전남기초학력지원센터’의 컨트롤타워 역할도 더 키우겠다.
둘째, ‘미래를 준비하는 수업혁신’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도입된 온라인 수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미래 교육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수업 방식을 혁신하고자 한다. 무선망 구축, 온라인 학습지원시스템 등 온라인 수업 기반을 조성하고, 온·오프라인 연계교육과정인 블렌디드 러닝을 확대하겠다.
셋째, 지속 가능한 미래학교 육성으로, 학령인구 감소·지역소멸 위기를 안고 있는 전남의 열악한 교육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그린스마트스쿨사업과 연계한 미래형 초·중 통합운영학교를 적극 추진하겠다. 이를 통해 전남교육의 지속가능 발전을 모색하고 미래학교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래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다양한 행정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위기와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행정 혁신을 꾀하겠다.
▲코로나19의 장기화되면서 학력격차가 우려되는데 대책은?
전남은 지난해 1학기 초등학생 등교일이 59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서울(11일) 인천(16일), 경기(17일) 등 수도권에 비해 4~5배 가량 많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잦은 원격수업으로 학습격차가 발생했다. 상위권과 하위권의 차이가 더 벌어졌고 심하게는 중간층의 몰락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등교를 하지 않아 기초학력을 기르는 데 어려움이 컸다.
전남교육청은 기초학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학기부터 전국 최초로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를 운영했다. 기초학력이 부진한 초등 1~2학년 학생을 조기에 발견해 1대1 맞춤형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22개 시·군에 초등정규교사 40명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운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아이들의 문해력, 수해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도 이를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해 기초학력 부진을 해소하겠다.
방학중에도 도내 초등학교에서 기초국어, 기초수학, 영어 캠프를 운영하고, 읽기곤란 학생에 대한 집중 지원 프로그램을 광주교대 통합교육지원센터와 연계해 열었다. 또, 초등 3~6학년을 대상으로 체험, 놀이 중심 수학캠프를 운영해 이른바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번 겨울방학에도 도내 초·중 226교와 22개 교육지원청 학습종합클리닉센터에서 학생 5,321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기초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직무수행평가에서 1위를 달성해 20개월 연속 1위라는 쾌거를 달성했는데 소회는?
도민들의 과분한 평가에 감사드린다. 지난 2년 반 동안 ‘모두가 소중한 혁신전남교육’을 기치로 학생 중심의 교실개혁을 추진해온 것이 도민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다. 코로나19가 전국을 휩쓴 상황 속에서 효과적인 방역과 선제적이고 창의적인 정책으로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권을 지켜내고, 전남교육이 갖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농산어촌 학교 살리기에 나서는 모습이 도민들의 공감을 산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1위에 취하지 않고, 올 한 해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오직 학생들을 위한 전남교육 혁신에 최선을 다하겠다.
▲전라남도 교육의 주요 현안을 꼽는다면?
인구절벽에 따른 농어촌 작은 학교 활성화가 가장 시급하고도 절실한 과제이다. 인구감소는 우리 사회에 이미 커다란 문제로 떠올랐다. 작년부터는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이른바 ‘인구 데드크로스’라는 인구 자연감소의 단계에 접어 들었다.
이로 인해 학생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전남 학생 수 역시 지난 1978년 93만 명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현재는 19만 명이다. 1982년 이후 통·폐합 정책으로 인해 농어촌 학교 828개가 사라졌다.
학교는 마을의 중심이다. 폐교되면 지역공동체가 붕괴되므로 지역공동체를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교가 살아야 한다.
지금까지 전남의 작은학교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통·폐합 정책도 그 중 하나인데, 물리적 통합에 그쳐 효과를 보지 못했다. 폐교된 지역에서는 공동체의 상실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이에 따라 새로운 관점에서 통합운영학교를 추진하고자 한다. 이번에 추진하는 초·중통합운영학교는 학생수가 적다고 해서 폐교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마을에 있는 초·중을 통합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그린 스마트 스쿨’과 연계해 공간을 혁신하고 학교를 생태적으로 재구성하며, 마을과 함께하는 복합공간을 조성해 지속가능 미래학교로 육성할 것이다.
지난해말 ‘미래형 통합운영학교 추진 기본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올 1월 1일자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추진단’을 전담 조직으로 신설해 본격 추진하겠다.
통합운영학교 성공을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초등 교사가 중학생도 가르치고, 중등교사가 초등 아이들도 지도할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되어야 한다. 이를 교육부와 국회에 건의해놓은 상태이다.
통합운영학교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농어촌 마을에 활력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서울시교육청과 농산어촌 유학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의미와 기대효과는?
전남의 대부분 농산어촌학교들은 청정한 자연환경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대부분 학생수 60명 이하의 작은학교다. 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에 용이하며, 개별 맞춤형 교육에 유리한 조건이다. 전남 농산어촌 학교들의 이런 장점은 코로나 국면 속에서 전국적 조명을 받았다.
이에, 전남교육청과 서울교육청은 지난해 12월 7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오는 3월부터 서울 학생들의 전남 농산어촌 학교 유학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산어촌 유학프로그램은 서울의 초등 4학년~중학교 2학년 중에서 농산어촌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전남의 소규모학교로 전학해 6개월 이상 생활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남 14개 시·군 30여개 소규모학교에서 홈스테이형, 센터형, 가족체류형 3가지 형태로 운영한다. 농가에서 기숙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홈스테이형을 권장하고 있다.
서울 학생들이 전남의 소규모 농산어촌학교로 유학 오면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생태 환경교육을 받게 될 것이다. 전남 학교들은 활기를 되찾고 경쟁력이 높아지며 농가에서도 경제적으로 도움되어 1석3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앞으로 농산어촌유학프로그램을 경기, 인천, 광주광역시교육청 등과도 추진하고, 전남의 전체 시·군으로 확대해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현장을 오랫동안 지켜오셨는데. 교육 철학은?
제 교육철학은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다. 크게 네 가지 관점으로 보면 첫째, 모든 아이들은 소중하다. 그 소중한 아들들을 학교에 맡겼기 때문에 책임을 지는 교육을 펼쳐나가야 한다.
두 번째, 모든 아이들은 다르지만 특별하다. 아이들은 각자의 장점과 강점, 소질과 적성을 갖고 있다. 다양한 교육과 학생 중심의 경험, 체험활동 등을 통해 아아들의 장점과 강점이 발현되고 키워나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세 번째, 모든 아이들은 평등하다. 공정하고 차별 없는 교육이 필요하다. 특별히 취약계층이 많은 전남의 경우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모든 아이들은 미래의 주인이다. 창의융합교육, 청소년미래도전프로젝트 등을 통해서 미래핵심역량을 키워 아이들이 담당한 미래의 주인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CEO와의 대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성택- 전남대학교 총장 (0) | 2021.03.30 |
---|---|
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 총장 (0) | 2021.03.02 |
정인채- 새천년종합건설(주) 회장 (0) | 2021.01.05 |
김형순- (주)해양에너지 대표이사 (0) | 2020.11.30 |
김봉길- 광주경영자총협회장 (0) | 2020.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