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식 광주교통문화연수원장
흔히 교통문화수준은 그 도시의 선진화를 가늠하는 하나의 잣대 역할을 한다. 교통안전의식을 고취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며 친절한 도시를 지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광주시를 포함한 전국 대부분의 자치단체도 교통문화연수원을 운영해 시도민들의 선진교통문화 정착에 주력하고 있다. 정용식 광주교통문화연수원장을 만나 광주지역의 교통문화 수준과 향후 대책 등을 들어봤다.
“교통문화 획기적 개선 안착에 주력할 터”
▲광주교통문화연수원은 어떤 기관인지요?
광주교통문화연수원은 원래 운수사업법에 의한 운수종사자 교통전문기관인 광주전남 운수연수원으로 1988년 출발하여 2009년 광주와 전남이 분리하면서 교통문화연수원으로 확장 개원했습니다.
이후 올해 현 광주교통문화회관을 준공하고 이 지역 택시, 버스, 화물 등 2만여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친절서비스 및 교통안전교육 및 문화 복지기능까지 맡고 있습니다.
▲교통관련 다양한 교육이 이뤄지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운수종사자는 물론 어린이, 어르신 등 교통약자에 대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 새터민, 다문화가족 등 교통 취약자에 대한 교통 적응교육 실시, 그리고 광주지역의 교통문화 혁신을 위한 제반활동을 수행합니다.
특히 올해는 KTX 개통, 하계U대회, 광주·전남 혁신도시 입주완료 등 광주가 열린도시로 새롭게 나아가는 전환점에 있기에 도시 이미지를 규정하는 교통문화를 혁신해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라는 광주가 교통문화 후진도시라는 오명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떠안고 있습니다.
▲정 원장님은 취임사를 통해 선진교통문화 정착을 강조했는데, 이를 위한 방안과 대책은 무엇입니까?
대한민국이 OECD 34개국 중 27~28위라는 교통문화 후진국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광주는 부끄럽게도 교통문화에 있어 후진국 내에서도 가장 후진도시라는 오명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여러 수치로 표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 외지인들이 광주에 오면 “운전하기가 무섭다”고들 합니다. 도시의 첫 이미지를 결정한다는 교통문화에 있어 이러한 오명을 받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에너지와 장점을 희석시키기에 그 심각성이 있다고 봅니다.
교통문화 혁신을 위해선 ‘도로위에도 법이 있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한다’라는 준법의식이 자리 잡기 위해선 적절한 단속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문화는 집단 구성원들의 생각과 의식을 바꾸고 행동변화시킴으로써 형성되고 정착되는 것이기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문화가 필요합니다.
저희 연수원에서는 행정기관, 시민사회, 언론, 유관기관 등의 협업적 시스템을 구축해 교통문화혁신을 위한 시민들의 참여를 조직하고, 운수종사자의 교육의 형식과 방향을 재정립하여 밑으로부터 교통문화 혁신의 필요성을 대중적으로 확산하는 시민운동으로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시책과 향후 발전 방안은?
올해는 중요한 국제행사와 문화전당개관 등 광주를 외부적으로 알리고 속살을 내보일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에 이를 계기로 교통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이를 안착시켜가는 지속적인 실천작업이 필요합니다.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다양한 과제들이 있겠지만 교통문화정착을 위한 운전습관의 기본이라는 ‘상대를 인정하는 배려운전문화 정착’을 우선 1차년도 사업으로 광주시와 함께 3대 실천과제를 마련 집중 홍보하고 추진하고자 합니다.
3대 핵심과제는 ‘보행자를 배려하는 정지선 지키기’ ‘운전자를 배려하는 방향지시등 켜기’ ‘우리 모두 배려하는 무단횡단 안하기’ 입니다. 이에 대해 ‘나부터 실천운동’을 시민동참운동으로 전개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교통사고를 25% 줄일 수 있는 주간 전조등 켜기 운동은 빛의 도시 광주의 교통문화를 만들고 사고를 줄이는 중요한 활동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올해는 예산 및 인력 등으로 당장 실현은 힘들지만 운수종사자에 대한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사업을 치밀하게 준비해 2016년부터 전격적으로 시행하고자 합니다.
▲교통질서의 중요성 및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시민 개개인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교통문화는 남을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배려문화이며, 물질(자동차)보다 사람을 존중하는 생명존중문화입니다.
광주는 역사적으로 결코 다른 도시가 갖지 못하는 우리만의 독특한 에너지와 결집력, 생명을 존중하는 시민정신과 따뜻한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배려문화를 가지고 있고 시민들은 그에 대한 자부심도 강한 도시입니다. 비록 지금은 교통문화가 후진적이라고 손가락질도 받고, 먹고 살기 힘들어 여유로움을 갖지 못하고 ‘빠름 빠름’ 문화가 지배한다고들 하지만 광주에 걸맞는, 광주만의 품격이 있는 교통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본적인 토양과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좋은 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의 속살을 대외적으로 내보이지 않으면 안 될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먹거리를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 될 상황입니다.
▲광주는 교통사고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인은 무엇이고 대책이 있다면?
광주가 교통사고 발생률이 7년째 전국 1위라는 통계도 있고, 차량 1만대 당 교통사고 부상자수는 인천의 2배에 이르는 부동의 1위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광주의 교통사고 수준이 열악한 이유는 과속, 음주운전 등 운전자 안전의식 결여와 무단횡단 등 보행자 안전의식이 저조한 것이 주요 원인일 것입니다.
특히 광주의 전체 차량 등록대수의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영업용 차량의 교통사고율이 20.1%를 차지하고 사업용 차량에 의한 사망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도로가 생업과 삶의 터전인 운수종사자의 운전습관 및 교통문화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는 광주가 소통을 중심으로 하는 교통인프라는 타 지역에 비해 발달되어 있는데 사고다발지역의 과속단속 및 CCTV 설치, 무단횡단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 등 교통안전을 중심으로 하는 인프라 구축은 미비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시민들의 교통안전수칙 미준수 등 시민들의 교통안전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교통문화의식을 바꿔나가기 위한 문화운동의 활성화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정 원장님의 경영철학을 듣고 싶은데요?
저는 조직을 관리하고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스스로 정한 몇 가지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투명성이며, 둘째는 소통입니다. 셋째는 협치·협업시스템이고. 넷째는 과업중심입니다.
기업이든, 공공영역이든, 사회영역이든 투명성은 상호 신뢰성을 높이는 전제적 요건입니다. 상호간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업무는 파편화되고 효율성은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의 업무와 서로의 생각이 공유되고 소통이 가능해야 협업적 시스템 또한 가능합니다. 협업적 시스템 구축은 자원 낭비를 막고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한 경영의 기본원칙은 조직의 효율적 운영을 통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기에 과업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공공영역이든, 비영리 기관은 일반기업보다 조직의 사명의식이 보다 강할 수밖에 없고 사회적 책임과 윤리의식을 조직구성원이 훨씬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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