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의 대화

정병석- 전남대학교 총장

샘물문화 2017. 4. 13. 08:36


정병석 전남대학교 총장


정의로운 대학·따뜻한 학문공동체 구현


 

 전남대학교는 광주전남지역 거점 국립대학이다. 65주년이라는 역사가 대변하듯 호남지역의 대표 대학이다. 대학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남대학도 자구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취임한 정병석 총장이 선도하고 있다. 정 총장은 연구자 친화형 캠퍼스를 구현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내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의로운 대학, 따뜻한 학문공동체 구현에 주력하고 있는 정병석 전남대학교 총장을 만났다.

 

  ▲전남대 발전을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할 주요 정책이나 사업을 소개한다면?

  평생 법학을 공부했다. 법학은 정의의 학문이고, 정의란 각자에게 그의 몫을 나눠주는 것이다. 구성원 모두에게 마땅히 받아야 할 각자의 몫이 온전하게 돌아가는 정의로운 대학을 만들어가겠다. 상식이 통하고 순리가 흐르는 따뜻한 학문공동체를 구현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의 힘을 키워 희망 찬 미래를 펼쳐가겠다.

우선, 미래의 동력인 연구력 증진을 위해 연구자 친화형 캠퍼스를 구현하겠다. 교수와 연구원들의 필요와 어려움에 즉각 반응하는 연구생태계, 세계적 수준의 연구단과 연구원이 살아 숨쉬는 글로벌 리서치 허브(Global Research Hub)’를 구축하겠다. 또한 학생들의 긴 호흡으로 멀리 내다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확립하겠다. 글로벌 사회 접근능력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키워내는 데 대학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또한, 소통하고 배려하는 대학문화를 가꾸고, 분권행정을 실현하겠다. 법과 규정에 따른 대학운영, 예측 가능한 행정으로 힘의 낭비를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하겠다.

 

 대학구조조정이 활발하다. 전남대학교의 대책은?

  지금 우리나라 대학은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입학자원이 급감하고 있다. 2023년이 되면, 대학입학정원에 비해 고교졸업자수가 16만 명이나 부족해질 것이라고 한다. 전남대학교와 같은 규모의 대학 30개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다. 대학 스스로 몸집을 줄이고, 경쟁력을 기르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 대학 별로 경쟁력 있는 분야를 특화해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모든 대학이 함께 갈 수는 없다. 경쟁력을 상실한 대학은 스스로 도태되는 것이 순리이다.

  전남대학교는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견인해야 하는 거점 국립대학이다. 지역 내 다른 국립대학들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최근 목포대·순천대·목포해양대·광주교육대 등 5개 국립대학과 혁신 및 자원공유 협약을 맺은 것은 그 출발점이다. 이를 계기로 국립대학의 미래지향적 발전모델을 구축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4차산업혁명이 화두다. 전남대학교의 방안은?

  우리 앞에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빅데이터에 기반 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드론, 무인자동차, 3D프린팅 등 초고도화된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이 흐름을 앞장서 맞이할 학사제도 구축이 시급하다.

  시대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갖추어야 한다. 치금처럼 130개가 넘는 전공 분야를 모두 운영하면서, 미래사회를 주도할 인재를 키워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시대정신에 맞는 전공 분야를 새로 만들고, 발전가능성이 떨어지는 분야는 통폐합을 통해 경쟁력을 되살려야 한다.

  대학본부 내에 관련 T/F를 꾸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학사제도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충분한 연구와 분석, 의견수렴을 거쳐 최적의 안을 만들겠다. 이 안이 마련되면, 학생의 선택권과 자율권이 최대한 보장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양성이 가능할 것이다.

 

 슬로건으로 ‘Pride & Hope’를 내세웠는데 의미는?

  전남대학교는 개교 이후 65년 동안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 오면서 민주주의와 국가의 발전에 헌신했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평화, 민주·인권을 지켜왔다. 미래 창조의 주역들을 키워내면서 학문 창달과 과학의 진보를 선도해왔다. ‘자긍심(Pride)’ 넘치는 자랑스러운 역사이다.

  이처럼 찬란한 역사는 미래의 희망(Hope)으로 활짝 피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역사라 하더라도 머물러 있으면, 의미가 반감된다. 그것을 자양분 삼아 더 큰 발전을 이루어낼 때, 진정한 역사는 완성된다. 어느 조직이든, 과거에서 프라이드를 갖는다는 것은 미래의 발전을 기약하는 매우 큰 자산이다.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고, 인류보편의 가치를 지켜온 전남대학교만의 역사가 학생들에게 큰 자긍심으로 작용하고, 이것이 미래의 큰 희망을 일구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Pride & Hope’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전남대학교의 경쟁력은?

  앞서 언급했듯, 자유와 평화·민주·인권이라는 인류보편의 가치를 지켜온 자랑스러운 역사야말로 전남대학교 최고의 자산이자, 경쟁력이다. 한국 민주주의의 성지라는 자긍심이 대학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로 나아가는 데 든든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명문대학의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교수님들의 연구역량과 산학협력이 돋보인다. 로봇연구소와 같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소들이 대학의 연구력을 이끌면서 국내 TOP5’ 연구중심대학의 위상을 확보했다. 최근 4년간 국책연구과제 수주액이 4,000억원이 넘을 정도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논문의 질을 기준으로 세계 대학을 평가한 ‘2016 라이덴랭킹에서 국립대 가운데 서울대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우수한 연구력은 캠퍼스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산학협력 및 기술사업화로 이어져 지역 및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기술이전 수입액이 22억원으로 전국 국공립대 중에서 당당하게 1위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창의적자산 실용화지원사업(브릿지사업)’의 첫 연차평가에서도 매우우수등급을 받았다.


 총장님이 생각하는 인재상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지방이 서울로 통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로 바로 나아갈 수 있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이 경계를 무너뜨린 영향이다. 지방이 곧 서울이고, 지방이 곧 세계이다. 이와 같은 시대정신에 충실한 인재를 길러내는 데 대학의 역량을 집중하겠다.

  새로운 시대, 변화의 미래사회에는 어느 분야에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경계를 넘나드는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생각의 벽을 허물고, 학습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또한,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변화의 흐름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인식하는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현재에 머물러 있으면, 시대에 뒤떨어지고 만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을 앞장서 맞아야 한다.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실현함으로써 이와 같은 인재를 길러내겠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결국 그 중심은 사람이다. 학생들이 인류·사회에 대한 폭넓은 교양과 탄탄한 전공소양을 갖춰 미래사회를 주도하도록 하겠다.

 

  ▲학생 및 교직원 지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전남대학교의 교목(校木)은 느티나무이다. 척박한 땅에서도 깊이 뿌리를 내리고 온갖 풍상을 견뎌내는 나무이다.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느티나무는 따뜻한 공동체 정신의 상징이기도 하다. 거대한 나무로 자라나 많은 사람들에게 넉넉한 그늘을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늘을 제공하는 거대한 느티나무로 성장해 주었으면 하는 꿈을 갖고 있다. 지금은 조금 느릴 수도 있겠지만, 긴 호흡, 넓은 시야로 한걸음씩 나아가다보면 마침내 마을 어귀를 지키는 거목이 되어 있을 것이다.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인생의 마지막에 웃는 승리자로 성장해주기를 바란다. 또한, 전남대학교를 지역민의 사랑을 받는 명문대학으로 만들겠다. 어떻게 하면 지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지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천하겠다. ‘한책읽기’ ‘도시텃밭’ ‘송년음악회등 지역민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들을 더욱 내실화하고, 새로운 소통의 기회를 자주 만들겠다. 지역민 여러분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응원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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