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하우스 이미승 원장
주소: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대로 949 / 전화: 062-374-6560
예복, 일상복 등 한복 디자인 발전 거듭해
한복 조금만 관심 기울이면 매력에 빠진다
사람들은 옷을 입는다. 처음에 옷은 날씨가 변함에 따라 더위와 추위를 막고 벌레라든가 강한 햇볕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는 이유에서 입기 시작하였다. 옷은 민족이나 기후, 풍토에 따라 여러 형식으로 발달했다.
옷은 단순히 몸을 감싸기 위해 입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드러내기 위해 입는다는 역설적인 표현이 맞을 게다. 옷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유행에 민감하다. 옷을 입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색상이 다르고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에 정말 옷은 천차만별이다.
우리 민족은 북방 기마민족인 탓에 중앙아시아 고원지대에서 동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만주 한반도에 자리를 잡았다. 수렵과 유목생활에서 점차 농경생활로 정착하였다. 따라서 의복은 추위를 막고 수렵하기에 알맞은 가볍고 민첩한 것이어야 했고, 농경에도 불편 없는 것이어야 했다.
역사 드라마를 보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왕궁에서 입는 왕과 왕비, 관리들의 옷도 크게 달라졌고 신분제도에 따라 양반과 서민들의 옷도 크게 다르게 입었다. 그 뒤 차츰 아름답게 꾸미는 장식 등이 더해져 오늘날과 같은 것이 되었다.
한복은 이러한 시대적인 변천을 거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달하고 있다. 오늘날 전통 한복이라고 말하는 것들도 사실 변화를 겪은 것이다. 현재는 실용한복이나 예복 등에 있어 여러 형식을 섞어 다양한 형태로 한복을 만들고 있다.
한복이 보여주는 우리 문화
한복 이야기를 듣기 위해 광주시 서구 쌍촌동의 실크하우스 한복디자이너 이미승 원장을 만났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마치 기성복 매장처럼 수많은 한복이 컬러풀하게 가득 있어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색상도 화려하고 한 폭의 그림을 곁들인 한복 등 재미까지 있었다.
이 원장이 오늘날 한복과 인연을 맺은 것은 정말 우연한 계기였다. 남편이 직업군인이었기 때문에 한곳에 오래 머물면서 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안정된 직업은 선택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특별한 일 없이 내조를 하며 동네 주부들과 함께 문화센터 등에서 이런저런 강의를 들었다.
충주에 있다가 1995년 무렵 남편이 발령받아 따라갔던 진주에 있는 동안 열심히 공부해 한자한문강사 자격증을 받았다. 또 양산대에서는 공예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진주를 비롯하여 경남 일대에 강의를 다녔다. 진주는 실크의 고장이다. 진주에서 문화특강을 하던 중 아는 지인이 사정상 한복매장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며 이를 인수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그렇게 해서 진주에서 5년여 정도 한복 매장을 운영하다가 2005년 무렵 다시 광주로 이사를 하게 됐다.
한복의 매력에 푹 빠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듬해 서구 쌍촌동에 한복 전문매장을 열었다. 한복 천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이왕이면 우리나라 실크를 사용하는 한복을 주 품목으로 삼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한복전도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원장은 “한복을 접할수록 우리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한복에 대해 잘못 알려지고 있는 많은 현실이 안타까웠다.”면서 “시대가 바뀌면서 서양문화는 빠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반면 한복은 구시대 문화로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한복이 이제는 잠깐씩 놀이나 체험문화로 변해버린 현실 속에서 제대로 된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어른도 이젠 많지가 않은 것 같다면서 많이 부족하지만 한복을 통한 우리 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제대로 한복 기품 살려내야
결혼식 때 입고 예를 갖춰야 할 자리에 한복은 없고 드레스를 입고 인사를 하는 모습이 우리 문화의 실종을 알리는 것 같다. 요즘 집안에 어른이 없어졌다는 것을 보이는 대목이다.
이 원장은 우리 한복문화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아 전국 협회 모임을 만들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 상주하는 외국 대사와 부인들에게 한국의 전통의상을 제작해서 기증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한복 선물을 받은 대사와 부인들이 기뻐하고 한복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문화에도 관심과 사랑을 갖게 되는 것을 알았다. 이를 통해 자연스레 한국문화를 알린다는 보람과 긍지를 느끼게 되었다. 한 외국 대사 부인은 한복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우리보다 더 많이 한복의상을 알아보고 천이나 색상, 디자인 등을 요구할 때면 스스로 부끄럽다고 했다.
그동안 우리는 한복에 대한 무관심과 잘못된 상식으로 전통 한복의 기준을 오해하고 있다. 가장 전통적인 것이 세계화라는 말을 우리는 자주 한다. 그러나 막상 이를 소홀히 한다. 시대가 바뀌면서 신 한복과 전통한복이 함께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복은 입는 사람의 기품을 살려내야 한다. 한복은 특별한 행사 때만 입는 옷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아 평상시 외출복으로 입을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 생활의 활동성을 반영하는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원장은 현재 대한민국 한복외교사절단, 대한민국 한복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며, 파나마 부통령과 이라크 대사, 아제르 대사에게 한복을 기증했다. 또 유엔합창단 창립70주년 디너갈라쇼에 참가했고, 2016글로벌 브랜드 대상, 2017세계의상페스티벌 한복경연대회에서 최우수디자이너상 수상, 2018 한국태국수교 60주년기념 태국모델선발대회 심사위원과 한복미인대회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